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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조작된 사회의 적 - 중앙일보 칼럼

관리자 | 2021.01.24 09:17 | 조회 766

요즘 사람들은 흔히 두 개의 삶을 산다. 하나는 현실의 삶이요, 또 하나는 사이버 공간 즉 가상의 삶이다. 고성능 카메라로 무장한 스마트폰과, 인터넷만 연결되면 누구도 부럽지 않은 나만의 공간을 차지할 수 있는 SNS 덕이다.
 

가상 세계서 누리는 행복한 삶 이해 겹치면 현실 경계 넘는다
한 명보다 대중 기만이 더 쉬워 거짓이 시간을 이기진 못 한다


코로나 탓에 현실의 삶 대신 가상의 삶에 빠져드는 사람이 더 많아진 듯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니더라도 가상의 삶은 퍅퍅한 현실의 삶과 달리 얼마든지 우아하고 아름답게 꾸밀 수 있는 까닭이다. 카메라의 앵글과 보정에 따라 얼마든지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결로투성이 옥탑방이 전망 좋은 펜트하우스로 변신하기도 하고, 편의점에서 산 밀키트가 고급 레스토랑의 메인 디쉬가 되기도 한다. 성형수술에 가까운 사진 보정으로 내가 영화배우 뺨치는 미남미녀로 탈바꿈하면서 화룡점정을 찍는다.
 
실제 현실과 유리됐다고는 해도 이 정도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 다시 현실로 돌아왔을 때 나만 좀 실망하면 그만이다. 아무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고 다시 돌아가 위로받을 수 있는 가상 현실이 있으니 실망이 길 필요도 없다.
 
그런데 다른 사람을 해치는 가상의 삶이 있다. 이른바 ‘악플러’라 불리는 삶이다. 이들은 남을 욕하는 기쁨을 찾아 가상현실 세계를 누빈다. 그리고는 다른 사람의 가상 공간에 비방과 험담을 던짐으로써 주인의 행복에 재를 뿌린다. 때로는 악플의 도구로 거짓까지 동원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그래도 악플의 이유가 호불호(好不好)에만 있다면 그것이 가상 현실에서만 머물기 쉽다. 그러나 현실적 이해관계가 끼어든다면 어렵지 않게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는다. 자신은 익명의 가상세계에 숨어서 공격목표의 현실 세계에 간섭한다. 이런 경우 거짓은 훨씬 더 쉽게 내려앉을 공간을 찾는다. 


얼마 전 뉴스가 됐던 ‘1타강사 댓글조작 사건’이 단적인 예다. 잘나가던 수능 강사가 경쟁자를 깎아내리기 위해 댓글조작업체까지 차려놓고 비방 댓글을 달아오다 구속됐다. 이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인데, 이런 예가 그쪽 업계에는 다반사라는 게 더 놀랍다. 학원가에서는 1, 2월에 달리는 댓글은 모조리 경쟁업체의 비방 댓글이니 보지 말라는 금언이 있다는 거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피해 규모가 작다. 당하는 개인이야 큰 문제겠지만, 그래도 개인 또는 소수의 희생으로 그친다. 하지만 공격이 다수를 향할 때가 있다. 물불 안 가리는 불특정 다수를 목표로 할 때도 있고, 반대편 또는 반대 진영을 겨냥할 때도 있다.
 
세월호 사건이 그랬다. 세월호 참사는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대한민국, 대한국민 모두의 불행이었다. 너무나 충격적인 사고였기에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검은 바닷속에서 진실이 떠오르길 바랐다.
 
하지만 진실보다는,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사람들이 있었다. 온 국민의 비극을 자신,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려는 무리도 있었다. 온갖 의혹을 제기했고 그것을 확대, 확산시켰다. 고의 침몰설, 잠수함 충돌설, 인양 고의 지연설, 국정원 개입설 같은 괴담들이 꼬리를 물었다. 가상의 세계에서는 그러한 음모의 확산이 진공상태만큼이나 빠르게 증폭돼갔다.
 
조사 결과가 나와도 그들은 믿질 않았다. 여덟 차례나 조사를 거듭해 얻은 결론은 의혹 대부분 ‘무혐의’였다. 수사 책임자인 임관혁 특별수사단장은 이렇게 말해야 했다. “국민들과 유가족들께서 기대하는 결과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굉장히 실망하실 수 있겠지만….” 그래도 “법률가로서 되지 않는 사건을 억지로 만들 수는 없는 것”이었다.
 
일곱 번 수사해도 믿지 않던 이들이 여덟 번 수사했다고 믿으랴. 수사 발표 마이크가 꺼지기도 전에 “제2수사단” 외침이 터져 나왔다. 여기서도 윤석열 검찰총장 때문이었다. 그들이 듣고 싶은 얘기는 따로 있었다. 그들만의 가상 공간에 괴어있는 그 음습한 확증 편향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되지 않는 사건이 억지로 만들어져야 했다.
 

실제로 그렇게 만들어졌다. 이때쯤이면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벽은 완전히 허물어진다. 어느 게 현실인지 가상인지 구별되지 않는다. 산자부의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과 자료 폐기, 감사원 감사에 대한 조직적 저항이 그렇게 이뤄졌다. 법무부의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금 금지와 사후 전산 조작 등의 불법 사실이 그렇게 만들어졌다.
 
발은 현실 세계에 있는데 정신은 가상 세계를 떠돌고 있다. 인적 없는 새벽에 사무실에 들어가 문서를 폐기한 것이 “신내림”의 결과요, 불법적으로 출금 조처를 내린 게 “부차적 논란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그래서 가능한 것이다.
 
헤로도토스의 말처럼 “한 사람보다는 대중을 기만하기가 더 쉽다.” 가상 공간에서는 더 쉽다. 그래서 대통령 기자회견장의 프롬프터 글씨를 “말문 막히면 원론적인 답변으로 시간을 끌어보라”라고 조작한 사진을 유포하는 얼간이들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진실이 영원히 감춰지는 법은 없다. 진실의 가장 큰 적은 편견이지만, 진실에게는 시간이라는 가장 큰 벗이 있다. 그리고 그 벗은 조작된 공간의 가장 큰 적이기도 하다. 현실 세계나 가상 세계 어디서든 마찬가지다.
 
                                                                 출처: 이훈범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대기자/중앙콘텐트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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